Hashed People: 이더리움 파운데이션의 경제학자, Jon Choi가 말하는 크립토 경제학의 세계


Hashed Post 는 지난 2017년 12월 12일, Hashed Lounge 밋업에서 키노트를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이더리움 파운데이션(Ethereum Foundation)의 경제학자 존 최(Jon Choi)를 인터뷰하였습니다. 하버드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드롭박스(Dropbox)에서는 개발자와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했던 흥미로운 경력의 그가 어떻게 연구원(Researcher)으로 이더리움 파운데이션에 합류하게 되었고 최근 화두가 되는 이더리움 확장성 이슈, 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전망까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모든 질문은 존이 직접 답변하였습니다.





반가워요. 존. 심천에서 만났을때 저희 Hashed Lounge 밋업 연사로 초청드렸는데, 흔쾌히 이렇게 한국까지 와주셔서 고마워요. Hashed Post 독자들에게 먼저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Hashed Post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더리움 파운데이션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존 최 입니다.


이더리움 리서치(Ethereum Research)의 연구원, 존 최(Jon Choi)

현재 저는 이더리움 파운데이션에서 비탈릭, 블래드(Vlad Zamfir), 칼(Karl Floersch)과 함께 이더리움 캐스퍼에 집중하고 있고, 최근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비탈릭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팀에는 저의 독특했던 경력들 덕분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분산 컴퓨팅 시스템을 다루었던 경험과 동시에 경제학과 금융 지식이 있는 사람을 필요로 했었거든요. 저는 이더리움 팀에 합류하기 전에 드롭박스(Dropbox)에서 개발자 겸 프로덕트 매니저의 역할을 했는데, 그 전에는 하버드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잠시 월스트리트에서 채무 재조정(Debt Restructuring)과 관련한 일을 했던 경험도 있었죠.




아무래도 독자분들이 이더리움 리서치 팀에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는지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들을 궁금해 하실 것 같아요.

제가 탈중앙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건 작년 말쯤이었어요. 드롭박스의 저장공간과 관련된 인프라 스트럭쳐 부서에서 일할 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탈중앙화된 인프라 스트럭쳐는 어떤 식으로 만들어질까?" 그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을 때 분산 컴퓨팅 분야에서 이더리움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엄청나게 흥분했죠.

때마침 우연히 작은 모임을 통해 그들을 만나게 됐는데 그들이 딱 저 같은 사람, 분산화 스토리지 시스템에 대한 경험을 갖춘 경제학 전공자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그래서 그들이 샌프란시스코에 왔을 때 다시 만나서 조금 더 깊은 얘기를 나눴어요. 그렇게 인연이 닿아서 파트타임으로 함께 일을 해봤는데 서로가 원하는 방향이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풀 타임으로 함께 일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한 배에 타게 되셨군요. 지금 함께하는 이더리움 리서치 팀은 어떤 조직인가요?


이더리움 리서치 팀은 1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조직이에요. 우리는 '내년의 이더리움'은 무엇인지, 또한 '5년 후의 이더리움'은 어떻게 될지 고민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실현될 수 있는 이더리움
<출처 : Casper 101 - Jon의 Medium 블로그 (https://medium.com/@jonchoi/ethereum-casper-101-7a851a4f1eb0)>

왜냐하면 스마트 컨트랙트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장래의 약속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어떻게 더 확장할 수 있을지, 어떻게 작업증명방식 (POW)에서 지분증명방식 (POS)로 옮길 수 있을지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무엇보다 여기서 일하는 것이 큰 특권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제가 블록체인 세계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 중 하나인 비탈릭과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거죠. 우리는 매우 친밀한 팀이에요. 하나의 테이블에 둘러앉을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조직이니까요. 우리는 다음 단계에 대해서 항상 생각하고 그때그때 화이트보드에 써가면서, 아주 작은 스튜디오처럼 일하고 있어요.


이더리움 파운데이션에서는 각기 다른 배경과 경력에서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이더리움이 가진 문제들을 풀어나가고 있어요.




비탈릭은 이 팀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비탈릭의 직함은 이더리움의 최고 과학자(Chief Scientist)입니다.

이더리움 파운데이션 팀 내에서 비탈릭의 역할은 2가지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아요. 그는 역사가(Historian)이며,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Visionary) 입니다.

그는 비트코인 매거진(*주: Bitcoin Magazine,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 전문간행지)의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 기고자였습니다. 그때가 2011년이었는데, 그다지 오래 전처럼 보이지 않을수도 있지만 이 세계에서는 굉장히 이른 시기죠. 그렇게 그는 오랜 기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교류해 왔고, 그러면서 블록체인 시장 전반의 이슈들에 대해 수십, 수백 번 깊게 고심해올 수 있었겠죠. 이런 점에서 그는 블록체인의 '역사가' 라고 불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 아담 백(Adam Back)이 말한 것처럼, 그것이 제가 비탈릭을 보면서 과거에 대해 많이 배운다고 느끼는 이유입니다.

비탈릭은 블록체인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어떤 접근법들이 행해졌고, 어떤것들이 성공했고 또 실패했는지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요. 

다른 한편으로 그는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인데요. 전통적인 경제학이나 컴퓨터공학을 제대로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습득하는 방법으로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잘 모르는 것을 발견하면 그것을 2초 만에, 정말 순식간에 습득해버리곤 하죠.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완전히 성격이 다른 정책들을 뒤섞어 버린다던가, 일반적인 사람들이 절대 떠올리지 못할 아이디어들을 생각해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점들이 그를 진정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이유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 같은데요. 이더리움 리서치에서는 굉장히 장기적 관점에서의 연구도 진행하는걸로 아는데, 몇 년 뒤쯤에 반영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나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답변하기 힘드네요. (웃음) 정확하게 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드롭박스에서 일할 때와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저희 리서치 팀에는 대략적인 프레임 워크가 있는데, 우선은 70%의 시간을 핵심 사업에 쏟는 겁니다. 단기적인 관점이죠.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고 내년까지 살아남을 수 있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해야 할지 같은 것 말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20%의 시간에는 플라즈마나 샤딩에 대한 것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우리 자원의 '마지막 10%'를 아주 장기적인 관점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투자하고 있어요. 보통 우리를 궤도에서 탈출할수 있도록 하는 것들, 또 다른 출구로 가게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것이죠. 예를 들어 zk-SNARK* 기술을 가진다든지, 장래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게끔 하는 미래지향적인 것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마지막 10%의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그저 꿈만 꾸고 있다면, 우리는 결국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예요.

이 10%가 중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네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은 70~80%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하죠. 완료한 일들이 많은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더리움은 저희가 생각하기에 30% 정도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는 리스크의 양이 훨씬 큰 거죠.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비전에는 절대 가까이도 갈 수 없을 거니까요. 훨씬 더 젊고, 초기이고, 위험성이 많지만, 야심적인 저희의 관점이죠.

(*주: zk-SNARK는 'zero-knowledge Succinct Transparent ARguments of Knowledge의 약자로, ZCash에 적용되어 있는 네트워크에 익명성을 부여하는 기술입니다.)



이더리움 리서치만의 팀 문화가 있을까요?


이더리움 리서치의 문화라... 음, 단순하게 바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제가 티셔츠를 입고 있다는 것이겠네요. 우리는 재미있고 가벼운 조직이에요. 비탈릭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듯이, 그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을 리딩해가는 사람 중 한 명이면서도 자신을 진지하게 보이려 하지 않아요. 어디에서나 그가 정장을 차려입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죠. 유니콘 티셔츠나 매우 컬러풀한 것들을 입거든요. 그 장소가 정부 관계자들 앞이든 강연장이든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아주 캐주얼한 사람이죠. 이렇게 편하게 옷을 입는 것은 세상에 대한 독립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입니다. 기존의 사회가 규정하는 것들에 대해 조금 벗어나 있는 거죠. 우리 모두가 '다르다'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또 다른 점은, 우리가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것입니다. 매우 분산되어 일하는 팀이죠.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다고 말하는 팀들은 저도 많이 들어봤어요. 하지만 결국은 페이스타임(Facetime)이 있어야 한다거나 그런 것들이 숨어있죠. (웃음) 저희는 실제로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어요. 능력 중심의 분산된 팀이라고 할까요?

이 날도 존은 서울에서 열리는 Hashed Lounge 밋업에 참석하여  ‘이더리움 캐스퍼’를 주제로 멋진 강연을 해주었습니다.

실제로 저희는 '글로벌 인프라 스트럭쳐'를 세우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글로벌해요.' '우리는 세상을 바꾼답니다'라고 얘기만 하고있는 실리콘밸리의 회사들과 달리, 우리는 정말로 심천과 서울, 홍콩, 유럽, 실리콘 밸리에서 동시에 일하니까요. 그리고 그곳 사람들의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덧붙여 개인적으로, 많은 대단한 어플리케이션들은 이제 서방 세계의 선진국에서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선진국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필요로 하고 있는 개발 도상국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팀의 사람들을 표현하자면, 그저 똑똑하다(smart)라는 말은 그들을 표현하기에 부족한 것 같아요. 구성원 각자가 아주 뚜렷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팀원들의 전혀 다른 생각과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을 전혀 꺼려하지 않죠. 우리 팀원들은 모두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뛰어난 것 같아요.

저는 운 좋게도 똑똑한 사람들만 모여있다는 아이비리그 대학을 나와서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에서 일했는데요, 신기하게도 그곳의 사람들은 거의 비슷했어요. 이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저 사람이 생각하는 게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거죠. 모두가 같은 느낌?

하지만 이더리움 리서치는 모두가 서로 다른 방식의 지능을 가진 각 개인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그게 우리 팀의 특별한 점이죠.




확장성(scaling) 이슈가 요즘 화두입니다. 이더리움이 주춤하는 사이에 확장성 이슈를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많은 스마트 컨트랙트 블록체인의 소식이 들리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 세계의 진정한 미학이 바로 그런 포크들과 다양한 접근법에 대해 완전히 동의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현재 이더리움 팀은 '선두 주자' 라는, 놀랍게도 멋진 자리이면서 동시에 책임도 막중한 자리에 함께 놓여있습니다. 확장성 이슈에 관해서도 저희 내부의 계획에 따라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 계획에는 초당 트랜잭션 수 측면에서 확장할 수 있는 확실한 샤딩(sharding), 또 플라즈마(plazma)와 스테이트 채널(state channel)의 조합과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특히 누군가가 그런 (초당 트랜잭션 수가 많은)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자 했을 때, 메세지를 보낼 때마다 블록생성시간까지 기다려야 되게끔 만들고 싶진 않겠죠. 스테이트 채널과 플라즈마같은 도구들을 이용하면 이렇게 확장성 문제가 해결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이전에 드롭박스에서 테크니컬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인프라 스트럭쳐 파트에서 일했기 때문에, 당시 제가 하는 일의 거의 모든 것이 확장성 문제, 특히 낮은 비용으로 그것을 달성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들이었습니다. 그렇게 드랍박스는 아마존(Amazon) 등을 제치고 가장 낮은 비용으로 그 혁신을 달성할 수 있었죠. 그런 경험덕분에 이런 이슈들은 저에게 특히 와닿습니다. 그리고 이런 확장성 문제가 절대 이더리움의 팬들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죠.

저 또한 저보다 앞서서 이런 이슈를 해결해 온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배우고 있는데요. 인터넷의 도입에 대해 얘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Andreas Antonopoulos)의 저서 「The Internet of Money」 를 보면, 인터넷이 처음 도입될때도 이 같은 확장성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이메일에 첨부파일이 있는 경우 인터넷이 중단되었고, 나아가 오디오 파일이 있다면 또 중단되었죠. 하지만 결국 확장성 문제는 해결되었죠. 이후에 비디오 동영상 파일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반복되었고 또 해결되었죠. 이처럼 만약 제품에 대한 관심만 충분하다면, 확장성 이슈는 어렵더라도 결국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또한 최고의 엔지니어들인 제 친구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했더니 오히려 그들은 이더리움이 가지는 확장성의 문제보다 그것을 발생시킨 이더리움 사용량에 대해 흥분하더군요.

그들은 '블록체인을 확장할 수는 없어'라고 말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기술적인 일은 사실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니까요. 오히려 제가 깊은 감명을 받았던 것은 여전히 이더리움의 비전을 믿는 많은 커뮤니티와 사람들이었어요. 그게 훨씬 더 어려운 일이거든요.





잘 아실 테지만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는 이더리움 확장성의 한계가 드러났던 대표적인 사례였죠. 앞으로 나올 비잔티움 버전, 세레니티를 지나면 현재 시도되고 있는 수많은 dApp 프로젝트들을 커버할 수 있을까요?

크립토키티가 바로 직전의 질문인 확장성 이슈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문제였죠. 이 이슈에 대해서 저보다 더 오래 해오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제 대답이 아마 정답은 아니겠지만, 저는 크립토키티를 보면서 두 가지 다른 감정을 동시에 느낍니다. 먼저 제가 조금 구식인 사람이다보니, 그저 이런것들이 바보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우리가 세계를 구하고 (웃음), 거버넌스를 바꾸고 또 금융 주권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 고작 이런 GIF 애니메이션과 이미지들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냐는 거죠. 


크립토키티(CryptoKitties) 공식 홈페이지 화면

그런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 애니메이션 이미지들이 디지털 자산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Version. 0' 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 겁니다. 프레드 윌슨 같은 여러 똑똑한 사람들을 통해서도 크립토키티와 같은 앱들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과거의 디지털 자산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제가 당신에게 한번 PDF를 보내고 나면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PDF를 보낼 수 없는 형태의, '이중지불문제'를 해결한 디지털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디지털 자산의 패러다임 이동은 내년, 혹은 늦어도 2년 안에 개발자들이 어플리케이션을 생각하는 방법 자체에 큰 변화를 이끌어낼 것입니다. 그것이 크립토키티가 제 마음에 계속 남아있는 이유죠. 확장성 문제 때문이 아닙니다. 크립토키티 문제가 확장성 문제 해결에 대한 절박감을 조금 더 주긴 했지만, 그 정도 때문에 잠을 못 자는 누군가가 있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주: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는 캐나다의 스타트업 액시엄젠(Axiom Zen)이 개발한 이더리움 네트워크 기반의 가상 고양이 수집 게임입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얻은 고양이들을 이더리움을 통해 거래할 수 있는데, 게임 사용자가 급증하며 이더리움 네트워크상에 포화 현상을 불러일으켰고, 전송 지연 등 여러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확장성 문제 외에 더 해결해야 하는 이더리움의 문제가 있을까요?


아직 실리콘 밸리에서의 근무 기간이 짧긴 하지만 이더리움처럼 이렇게 많은 세계의 관심 속에서 성장하는 회사는 전혀 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많은 관심 속에 있는 것 때문에 또한 많은 것들이 뒤로 밀려나곤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더리움을 포함한 모든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은 기술에 있어서만 혁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특히 조직 관리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오늘 저는 서울에 있고 비탈릭은 다른 도시에 있습니다. 나머지 개발자들도 또 다른 도시에 있는데요. 그렇지만 우리는 함께 일해야만 하죠. 그것이 아주 큰 특권이기도 하지만 그 때문에 해결해야 하는 조직 차원의 손실도 많이 생기죠. 만약 우리가 한 방에 모여있었다면 너무나 쉽게 해결됐을 법한 일도, 세계 각국에 흩어져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놓칠 수 있으니까요. 그런 맥락에서 이런 조직 관리의 문제들이 여러 '탈중앙화된' 조직에 있어서 예상보다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이더리움 커뮤니티와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는 것이 계속해서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제는 정말로 큰 생태계가 되었으니까요. 이제 수많은 프로젝트와 회사들이 이더리움 플랫폼 위에 세워져 있고, 그 모든 회사들의 리더와 구성원들 또한 이더리움 파운데이션과 마찬가지로 모두 이더리움의 구성원입니다. 제가 처음 이곳에 합류할 때 배웠던 것처럼, 새로운 사람들에게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더리움이 컴퓨팅 플랫폼이 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EVM을 만들어서, 사용자가 스마트 컨트랙트를 사용할 때마다 개스를 지불하는 것이었는데요, 이 방식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좋은 질문이네요. EVM에 대해서 이 정도로 많이 알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웃음) 그러나 방금 말씀하신 두가지 패러다임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생태계에서는 아마존(AWS)이나 드랍박스, 그리고 유저가 있다고 가정할 수 있겠지만 이더리움 생태계에서는 ETH와 dApp만 있고 유저는 아직 없습니다. 우리는 똑같은 구도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드랍박스가 AWS에 돈을 지불하고요, 또 Spotify도 AWS에게 지불하겠죠. 이런 서비스 거래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우리는 이더리움 생태계에서도 기존 IT 생태계와 같이 서비스들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입니다.

지금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전세계의 드랍박스 같은 회사들이 각자 자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가 모두 AWS로 바꾸는 과정'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아마 그 회사들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유저들을 모은 다음에, 비로소 나중에 변경하게 되겠죠. 하지만 우리는 아직 역사가 짧아서, 아직 유저를 찾는 과정과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서버를 이더리움으로 바꾸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제로 아마 기존 생태계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한번만 내고 끝나는 개스비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지불하는 임대료와 같은 좀 다른 종류의 개스비에 대해서도 더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겁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굉장히 좋은 질문이었어요.





이제 좀 큰 얘기들을 해볼게요. 아무래도 경제학자이시기도 하니 여쭤보고 싶습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 기존 경제학 개념의 도입이 빈번한데요. 전통 경제학과 암호화폐 경제학(Crypto-Economics)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역시 아주 좋은 질문이네요. 만약 암호화폐 경제학을 볼때 CAPM 모델 (주: 전통 경제학에서의 자본자산 가격결정 모형) 같은 것을 꺼내든다면 그건 정말 위험한 행동일 거예요. 암호화폐 시장의 사람들은 물론 전통적인 경제학자들조차 '여긴 전통 경제와는 전혀 다른곳이야' 라고 말할게 분명하거든요.

하지만 과거의 전통경제학에서도 분명히 우리가 참고하고 가져와야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 말이 '전통적인 CAPM 모델에 기반을 둔 캐스퍼(Casper) 암호화폐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죠. 단지 이렇게 전통적인 모델에서도 앞으로 우리가 배워서 적용할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한번 우리가 현재 암호화폐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우리가 과거 수십 년 간 경제학에서 배운 것을 동시에 생각해보세요. 그것들을 새로운 연구로 결합해보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암호 경제학을 배울 수 있냐고 묻곤 하는데요, 그 해답은 '우리가 현재 그것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것이에요.

우리가 그렇게까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기에는 기준이 되거나 반복해서 공부할 수 있는 교과서가 없을 뿐이죠. 아마 두 영역 모두에 대해 충분한 내용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봐, 이 부분은 전통 경제학이라서 이걸 가져와야 해' '여기는 암호 경제와 암호화폐 부분이라 이렇게 봐야 해' 라고 계속 가르쳐주어야 할거예요. 이와 같은 주관적인 판단과 지식들이 오늘날 실시간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거죠.





보통 전통경제학에서는 암호화폐에 대해 근본적인 가치(fundamental value) 가 없다고 이야기하죠. 많은 경제학 교수와 석학들도 '거품'이라고 평하고 있는 현실이고요. 이에 대해 경제학 전공자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아주 전통적인 경제학 출신이죠. 저를 가르쳐 준 교수님들은 미국 전 대통령의 고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구식'이라고 할 만큼 전통적인 사람들이죠. 저는 졸업 후에 월스트리트에서 수십억 달러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아마 거기 있는 사람들이라면 암호화폐 같은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들은 좀 더 고전적으로 훈련된 재무 이론가죠.

올해 초쯤, 그들에게 배운 고전 경제학의 관점에서 저 또한 의문이 들었어요. '왜 이렇게 비트코인이 성공하고 있을까?' 그때 왜 이것을 고민했냐면 제가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볼게요. 가령 한 빌딩이 6억 달러로 시장에 나왔다고 합시다. 그런데 이 빌딩을 실제로 건축하기 위해서는 5억 달러 정도만 든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다면, 그 차익만큼은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겠죠. 부동산은 그런 안전선(Safe Line)을 미리 가지고 시작하는 겁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을 보고 깨달은 것은, 비트코인은 그런 내재하는(inherent) 가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비트코인 자체는 고유한 가치를 가지지 않죠. 그게 바로 핵심입니다. 단지 텍스트로 구성된 문자열일 뿐이죠. 이것은 '네트워크 자산'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자산의 종류로서 네트워크의 맥락 속에 있지 않다면 구성 요소 그 자체로는 가치를 가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네트워크의 맥락에 접어들면서 비로소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그 네트워크의 가치와 그 네트워크가 가치가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믿고 있는지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 것이죠. 비슷한 예로 페이스북이 수십억 달러 가치의 회사가 되었을 때, 아무도 이것이 무슨 일인지 이해하지 못했던 것도 마찬가지죠.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왜 샀는지, 또 그것에 19억 달러라는 큰 돈을 썼던 일이 마치 어리석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죠.

이 네트워크 덕분에 아주 많은 통합이 하나의 플랫폼 아래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제 생각에는 만약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또는 이더리움이라는 일종의 '디지털 화폐'에 참여하기를 원한다면, 이런 비슷한 일이 돈에 관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아주 큰 가치를 가지겠죠. 왜냐하면 더 이상 거래하기 위해 다른 주체를 신뢰할 필요가 없고, 그 가치가 고스란히 그 화폐에 누적되고 있으니까요.

존 최가 Hashed Lounge 밋업 발표에서 사용했던 슬라이드 중 한 장



네트워크 밸류를 말씀하셨으니 여쭤보고 싶어요. 네덜란드에서 '튤립버블'이 일어났을 때 그 튤립 또한 네트워크 밸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모든 것은 우리가 거품이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방법에 따라 달려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암호화폐 시장은 현재 '활발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거품이라고 말하죠. 예를 들어, 당신이 2001년에 아마존 주식을 샀다면 당신은 '거품' 기간 중에 구입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 후 100배가 더 올랐죠. 결국 거품 상태라는 것과 좋은 투자기회라는 것은 상호 배타적 관계가 아닐 수도 있는 겁니다.

사실 거품 상태에 있는 것이 꼭 좋은 투자기회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네트워크 자산의 본질은 레버리지된 배팅이 될 것이므로 어느 방향이든 간에 미친 듯이 움직일 것이고, 모 아니면 도 같은 양극단의 결과가 나올수밖에 없어요. 모두가 결국 여기엔 아무 가치도 없을 거라는 공통된 암시 속에 있게 되거나, 아니면 암호화폐가 국제 준비 통화로 가는 길에 있겠죠. 당연히 후자의 경우 지금의 거품은 아주 싼 가격이 될테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바로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암호 화폐에 열정적이고 흥미를 느끼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분기에 애플 주식을 예로 들면 어느 정도 수익의 차이만 있을 뿐 어쨌든 수익을 올릴 수 있었죠.

그러나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그것이 다음 세대의 달러가 되던가, 아니면 훗날 역사책에서 사기(scam)의 한 종류로 기록되던가겠죠.

하나 더 얘기하면, 단지 '이 튤립이 정말 멋지다'라고 느끼는 이유 하나만으로 튤립을 사게되면 비쌀 수 밖에 없어요. 마치 수십억 달러에 크립토 키티(Crypto Kitty)를 사는 것과 같은것이죠. 만약 비트코인 혹은 이더리움이 최종적으로 이긴다면, '지는 것은 누가 되는 것인지'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비트코인이 이기면 중앙은행이나 미국 달러가 지게 되겠죠. 이더리움이 이긴다면, AWS가 사라지거나 변호사들이 망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날 '가치' 라는 것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또 가치란 꼭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해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튤립처럼 실재하는 것이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그곳에 옮겨 간 가치를 차지할 다른 주체가 없다는 게 사실이죠.




그렇다면 최근 왜 이렇게 많은 양의 돈들이 암호화폐로 흘러들어오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네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각기 서로 다른 이유로 돈을 넣고 있을 테니 말이죠. 다만 특정 사람들은 투기 자산의 명목으로 흥분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한국에서는 그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죠. 어떤 사람들은 투기에 대한 더 높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고 또 다른 이들은 기술 투자자들일 겁니다. 그들은 도박꾼이 아니기 때문에 감수하는 위험의 정도가 다릅니다. 하지만 그들 또한 어느 정도의 수익을 얻는다면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의 한계점이 있겠죠. 이런 다양한 이들이 혼합되어 수많은 투기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주목하는 것은 그 투기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죠. 그것은 암호화폐에 대한 믿음을 가진, 핵심적인 신봉자(believers)들이 있다는 사실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해커들과 사이버 펑크(Cyberpunk)*로 시작해왔기에 좀 더 반체제적인 성격을 띠었죠. 그리고 그 후 더 많은 기술 투자자들과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 그리고 전 세계의 투자자들이 출현했습니다.

또한 제 생각에 사람들은 '세계화의 다음 단계'라는 개념에 크게 흥분한 것 같은데요. 지금 현재의 세계화가 무역과 인터넷, 정보의 전달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것과 달리 블록체인은 가치가 마찰 없이 전달(frictionless transmission)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겠죠.

여기에는 기술적인 흥분과 그것이 현금화하기 좋은 자산이라는 것 사이의 순환 구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때문에 금융 혁신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렇게 블록체인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투기가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이고 오늘날의 현상이 과열 상태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난 후에나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그런 상태에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죠.

(*주 : 사이버펑크(Cyberpunk)는 1980년대 등장한 개념으로, 대규모 감시와 검열에 맞서 자유를 지키려는 방안으로 강력한 암호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항적인 사람들(주로 해커들)로 구성된 일종의 연합체, 혹은 관련 문화적 트렌드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중요한 질문이네요. 그렇지만 어떤 누구도 현재 이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을 알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이 있으니까요.

한 예로, 만약 어떤 사람이 애플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애플이 2008년의 아이폰처럼 혁신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을 때 애플의 영업사원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대략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어떤 회사가 천만 달러의 디지털 하드웨어 장치를 판매하고 있다면, 약 20배의 배수로 계산해 그 회사의 가치를 추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가 성장할 때까지 2~4년 정도의 매출 불확실성에 대해 항상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암호 화폐의 많은 경우 그것이 미래에 달성하는 것의 0% 또는 5%의 가치로 시작합니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레버리지를 늘리기 시작한다면 예상했던 불확실성의 정도와 전혀 상관없이, 그 후 얼마나 큰 망상이 뒤따르는지에 따라 증대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정말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사용할 수 있는 프레임 워크 유형 중 하나는 극대화된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max case scenarios)일 텐데요. 하나의 예로 M2 통화량*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M2는 전통적으로 우리가 통화 공급이라고 부르는 개념과 같습니다. 현재 글로벌 통화 공급량을 살펴보면 약 80조 달러에 달합니다. 여기에서 생각해보는 거죠. 10~20년 뒤에는 세계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글로벌 화폐 공급이 이 정도에 계속 머무른다면 화폐 공급 자체가 많이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10년 안에 100조 또는 120조 달러의 공급량이 된다면 (그 숫자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생각할 수 있을 거예요. '그중 1% 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5% 혹은 10%?' 그리고 그런 일이 벌어지기 위해서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요? 만약 당신이 비트코인을 최대한으로 신뢰하는 사람(Maximalist) 으로서 비트코인에서 지불을 포함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면, 당신은 비트코인 화폐 혹은 라이트 코인을 생각하겠죠. 따라서 당신은 M2 통화 공급량 중 2100만개의 비트코인이 있다고 예측할 것이고, 만약 그것이 이더리움이라면 2%의 인플레이션으로 계산하면 최대 공급량이 나올 겁니다. 어쨌든 저로서는 오늘날과 최대의 경우로부터 앞으로 10배, 수십 배에 달할 것을 알고 있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모든 시간을 앞으로 정확히 어떻게 될지를 예측하는데 쓸 필요는 없으니까요.

(*주 : M2 통화량은 보다 광의의 통화 공급량(Money Supply) 지표로, 시중에 풀려있는 현금성 자산에 더해 정기 예적금, 단기금융자산신탁 등의 금융상품들까지 포함한 개념을 의미합니다. 이는 주로 시장 유동성의 정도를 파악하는 데 쓰이며, M2 통화량 지표가 상승한다면 경기가 활성화(과열) 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각국의 정부들은 암호 화폐를 매우 경계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암호화폐 시장 사이의 적절한 균형은 무엇일까요?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 동료들과 얘기를 조금 나눴었죠. 만약 인류의 일부분에게만 매우 깊은 영향을 미치는 것과, 더 많은 인구에게 더 얕지만 넓은 영향을 끼치는 것 사이에 선택권이 있다면 분명 우리는 후자를 택할 거라는 거예요. 즉 타협을 한다는거죠. 사람들은 신념을 저버린, 또는 매우 타협적인 버전이라고 말할 거예요. 심지어 디스토피아 버전이라고도 얘기하겠죠. 그것에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는 기술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사용될 수 있다면 절충하는 것에 아무 문제가 없어요.

예를 들어 현실적인 케이스는 이럴 것 같아요. 모든 것을 이념적으로 하고자 하는 암호 화폐가 있다면 결국 대부분의 정부에 의해 채택되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가장 성공한 암호화폐는 AI가 분산된 컴퓨터를 가질 수 있어야 하는지 혹은 나 자신의 재정 주권을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의 여부와 같은 핵심 신념이 변화해 갈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암호화폐는 고유의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예를들어 정체성이나 세금 혹은 정부에 대한 위협이 되지 않는 것에 있어서는 적절한 타협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서 정부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하죠.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결국 허황된 꿈에 불과할 수도 있게 될 테니까요.





암호화폐 시장은 최종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트레이드 오프(trade-off) 의 균형을 맞추도록 설계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을 위한 이더리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공유하고자 노력할 텐데요. 이건 비탈릭과 블래드로부터 배운 것이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 이더리움이 다른 프로젝트들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이 단지 암호화폐 경제에 관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암호화폐는 결국 '돈', 즉 '디지털 화폐'와 관련이 있으며 '디지털 화폐'는 경제적으로 보장되어야만 하죠. 또한 작업증명방식(POW) 등에 명백한 경제적 우려가 존재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채굴자(Miner)들이 얼마나 벌지 또한 그들이 어느 정도로 잃을 준비가 되어있는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더리움은 처음부터 인센티브에 대해 밀접하게 생각했어요. 이더리움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떻게 하면 더 흥미로운 암호화폐를 만들 수 있을까죠. 플랫폼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말이죠. 주신 질문을 '이더리움의 궁극적 목표가 어떻게 기존 암호화폐 경제의 목표와 다를까?' 라고 볼 수도 있을텐데, 저희의 목표는 비트코인과 동일하거나 보안 프로파일 혹은 더 높은 보안을 가지면서도 더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에 비교해서 비교적 이더리움 소유주(holder)들이 더 많은 이더리움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 비트코인과 동일하거나 더 높은 보안 환경 안에서 말이죠.





답변을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인데요.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보안 수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블록체인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네. 우선 비트코인은 시가 총액 기준으로 최대 규모니까요. 당연히 가장 큰 해시력을 가지고 있죠. 직접 비교하기는 정말 어려워 자료를 인용하기가 어렵지만 이더리움 리서치에서는 비트코인을 가장 안전한 네트워크라고 봅니다. 2008~2009년쯤부터 시작된 것이니까 가장 성숙한 것일 수 밖에 없죠. 가장 높은 견인력을 가지고 있고 가장 많은 채굴량을 기록하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가장 많이 알려지기도 했고요. 이런 점에 대해서는 완전히 동의하고 있습니다.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이더리움 파운데이션은 한국이 이더리움에 보여주고 있는 모든 관심에 대해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비탈릭이 지난 9월 서울 이더리움 밋업에 직접 참석했다는 사실이 명백한 증거인 것 같은데요. 보통 그가 모든 도시에 가지는 않거든요. 또한 이더리움 생태계의 많은 분들이 서울을 굉장히 자주 방문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관심도 투자자로서의 초기 관심 정도에서, 개발자로서의 측면과 함게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한국에서 dApp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성장했습니다. 사실 한국은 아마도 세계의 다음 실리콘 밸리 중 하나가 되는데 필요한 것들을 모두 갖추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실제로 이미 많은 중요한 자리들을 한국인들이 차지하고 있지만요.



존이 한국계로서 이더리움 파운데이션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먼저 우선 이렇게 저를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이 세계에서 저는 학생같은 단계고, 막 들어온 신입과도 같아요. 그런데도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저희 팀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공유할 기회를 주신 것에 굉장히 기쁩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제 혈통을 접할 수 있는 이곳에, 동료들과 더 자주 와서 제가 일하는 것들을 더 자세히 공유하고 싶어요.

이더리움 파운데이션과 이더리움 리서치가 한국을 이더리움 생태계의 중요한 허브로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독자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이더리움 리서치에서는 어떤 사람을 채용하길 원하나요?

저희 팀은 비교적 새로운 조직이지만 비탈릭이 직접 리드하는 팀입니다. 즉 이 팀이야말로 이더리움이 가질 미래에 대한 이슈들에 대해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곳이죠. 제가 정말 감명 깊었던 것은 비탈릭이 하루하루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완전히 잘 알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3~4년 후의 미래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에 대한 것도 계속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다음 달에 있을 다음 ICO에 대해 더 신경쓰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성공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것을 앞서서 고심합니다. 이것이 이더리움 리서치가 운영하는데 바탕이 되는 중요한 비전이라고 할 수 있죠. 또한 현재 열 명도 되지 않는 매우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더욱 창의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떤 누구도 이력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탈릭이 대학을 중퇴했기 때문에 당연히 대학을 꼭 다녔어야 할 필요도 없고, 원한다면 개발자가 될 수 있지만 꼭 개발자일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 중에는 해커의 경력을 가진 사람도 있고 저처럼 아이비리그 대학을 다닌 사람도 있습니다. 결국 다른 경력과 배경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같은 비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로 세 가지가 중요한 것 같은데, 첫째로 우리는 자기 주도적인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이더리움에 대한 지적 능력을 외부에 맘껏 뽐내보는 거죠. 그러니 어떤 것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지 보고, 어떻게 그것에 가치를 더할지 살펴본 다음, 바로 실행에 옮기세요.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어요. 그냥 하는 겁니다.

두번째로는 엄청난 패스트 러너 (Fast Learner) 여야 합니다. 모두 짐작하겠지만 매일 쏟아져나오는 모든 정보에 관해 마치 '물먹는 하마' 처럼 흡입할 수 있어야 해요. 이더리움 뿐만이 아니라 모든 암호화폐 프로젝트, 각국의 정부들 또한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엄청나게 박학다식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경제학, 거버넌스, 암호화폐, 분산 시스템을 한꺼번에 배울 수 있는 사람 말이죠.

마지막으로는 팀 플레이어 성향입니다. 비탈릭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는 어떠한 터무니 없는 질문에도 절대 커뮤니티 회원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그는 언제나 상대를 존중하며 열려있는 사람이고, 이더리움 리서치 팀은 모두가 그래야만 하죠.





앗, 중요한 질문을 놓칠뻔했네요. 이더리움의 캐스퍼 알고리즘은 언제쯤 적용될까요?


그건 말해드릴 수가 없어요. 정책이라서요.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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